정미소풍경 2009 열둘 - 구수마을

구수마을로 갔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나락을 트럭에 실었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함께 오셨습니다.

몇 년 동안 방아를 찧어 낯이 익은 분입니다.
정미소에서 일을 하는데 힘이 드시니 푸념을 하십니다.

"할머니 일헐 사람이 있어야 쓰겄는디라우."
"긍께 말이요이 아덜한테 전화해봐야 쓰것구만이라."


전화기를 빌려 드렸더니 통화를 합니다.

"온 삭신이 아퍼 죽겄소."
"긍께요이 연세도 있고 일이 많응께 글제라이."
"자석도 한나 있는 놈이 일을 안헌당께라."
"아니 왜 일을 안헌답니까?"
"몰르제라우."
"결혼은 했답니까?"
"결혼도 했고 애도 있는디"
"....."


나중에 사정을 들어보니 도시에 살다가 이혼을 하고 내려왔다고 합니다.
초등학생 딸이 있는데 꾸준히 일도 하지 않는답니다.
늙은 어머니께 의탁하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사십 줄에 앉은 젊은 사람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시골에 보면 조손가정이 많습니다.
도시 자식들이 문제가 생기면 자식들을 부모님께 보냅니다.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이루어지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2009년 정미소풍경은 자식의 갑갑한 삶과 그를 보는 어머니의 힘겨움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9/11/29 20:48 | 트랙백 | 덧글(0)

동자승 우주



오늘 우주가 엄마와 함께 미용실에 갔답니다.
처음 가 본 미용실이죠.
머리를 자르고 왔는데 정말 파르라니 깎았습니다.
처음에는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
집에 들어온 우주도 추워하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 순간부터는 잘 놉니다.
자세히 보니 동자승 느낌이 팍 오네요.
동자승 우주 함 보세요.

by 쌀집아저씨 | 2009/11/29 20:05 | 트랙백 | 덧글(0)

정미소풍경 2009 열하나 - 찰동마을

찰동마을에 한 목소리 하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쌀집아저씨가 "기차화통" 할머니라고 부르는 분입니다.

할머니 목소리가 2년 전부터 작아졌습니다.
뒷뜰에 있는 커다란 고무통에 쌀을 부어드립니다.
왕겨와 쌀겨를 밭 아래까지 가져다 드립니다.

모든 일을 끝냈습니다.
도정료를 돈으로 계산하는데 돈이 남습니다.

"아따 할매 돈을 더 주셔불고 고맙구만이라."
"역실로 그랬는디."
"아니 왜라우?"
"일을 요렇게 해줘붕께 고마와가꼬 글제이."
"해드리는 것도 좋은 일이제라이."
"그건 그거고 남지기 돈은 안받을라요."
"먼소리여 받아야제."
"돈 더 받을라고 해드랬간디라우."
"글먼 젖먹이 있다매 맛난거 사줘불면 되겄네이."
"흐흐흐"


기차화통 할매 덕분에 우주 맛있는 것 사줘야겠습니다.
해가 다르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느껴지는 할머니입니다.
내년에도 할머니를 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009년 정미소풍경은 농사일 가운데 맺어진 끈끈한 정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9/11/25 21:25 | 트랙백 | 덧글(0)

정미소풍경 2009 열 - 우평마을

우평 마을 방아를 찧었습니다.
일흔 셋 할아버지와 일흔 하나 할머니가 방아를 찧으러 오셨습니다.
두 분이서 일을 나눠 열심히 방아를 찧습니다.

방아를 찧어 다시 가지고 갑니다.
할머니는 쌀겨포대를 내립니다.
할아버지는 쌀집아저씨와 함께 쌀포대를 나릅니다.
창고가 가까워 쌀포대를 나를만 합니다.
그래도 무거운데 일흔 셋 할아버지는 일하시는 힘이 상당합니다.

"어르신 건강허시구만이라."
"글먼 건강해야제이."
"농사일은 어떠신게라?"
"풍년이제. 아따 근디 인자 힘들구만."
"인자 그만 허셔야제라?"
"글긴 헌디 자석들 키우고낭께 암껏도 없어부네."
"참 그렇구만이라."
"인자 거죽만 남어부렀능갑네."
"그래도 자식들 잘 키우셨잖습니까."
"글긴 헌디 시방도 농사를 안지을 수가 없구만이."


일흔이 훌쩍 넘으신 두 어르신은 건강해 보였습니다.
건강해 보이신다고 모두 건강한 것은 아니겠죠.

2009년 정미소풍경은 자식들 뒷바라지에 거죽만 남은 부모님의 주름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9/11/22 21:28 | 트랙백 | 덧글(0)

정미소풍경 2009 아홉 - 샘골마을

샘골마을로 갔습니다.
마을에서 제일 윗집입니다.
좁은 골목을 지나 마당까지 트럭이 들어갑니다.
마당 앞 감나무에 빨갛게 홍시가 매달려 있습니다.
상당히 연세가 많은 할머니입니다.
그냥 보아도 칠순 중반은 되어 보입니다.

"농사 허실만 헝가요?"
"아따 힘들제라이."
"그먼 그만 해야제 뭐하러 계속 허신다요?"
"그래도 시골 삼스로 요것이라도 해야제라."
"요거 해서 어따 쓸라고요?"
"자석들 줘야제라이."
"자석들이 많답니까?"
"많제라."
"그먼 많도 않구만 어찌 나눠주신다요?"
"딸언 한 가마니 주고 아덜은 계속 주제라이."
"아니 요즘은 딸덜이 잘헌당만 왜 차별을 허신다요?"
"아따 그래도 아덜이 생각허는 것이 달른디라우."
"....."


쌀집아저씨 생각에 많지 않은 농사에 자식들 나눠주기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2009년 정미소풍경은 적은 농사에 자식 나눠줄 고민하는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9/11/17 21:25 | 트랙백 | 덧글(0)

정미소풍경 2009 여덟 - 찰동마을

오전에 방아를 찧었습니다.
찰동마을에서 직접 트럭으로 나락을 싣고 왔습니다.
해마다 집에 와서 방아를 찧어 낯이 익은 할머니입니다.
말씀은 하시는데 귀가 어두워 잘 듣지 못합니다.
가까이 가서 큰 소리로 얘기하지 않으면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오십이 넘어 보이는 아들이 함께 왔습니다.

"할머니 잘 계셨지라이?"
"....."
"농사 그만 허시제 또 왔당가요?"
"....."

 
가까이 가서 뭐라고 하자 그제서야 씨익 하고 웃으십니다.
방아를 찧습니다.
할머니가 농사를 잘 지어 쌀이 윤기가 나고 좋습니다.
한 시간 정도 방아를 찧었습니다.
방아가 끝이 나고 쌀을 실으며 함께 온 아들과 얘기를 했습니다.

"할머니가 연세가 있어 농사 짓기 힘드시겄는디요이."
"글제라 근디도 허실라고 헝께 참..."
"연세도 있고 힘에 부치실 것인디요."
"긍께 내년에는 돈 드린다고 허시지 말라고 했는디 몰르겄구만이라."
"아마 내년 봄되면 또 허시겄제라이."
"그말이 맞을 것이요이."


할머니는 밖에서 왕겨를 열심히 담아 묶고 계십니다.
아마 아들과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시겠죠.
한 순간 우리를 돌아보더니 씨이익 웃으십니다.

2009년 정미소풍경은 부모와 자식의 농사에 대한 팽팽한 줄다리기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9/11/12 22:30 | 트랙백 | 덧글(0)

정미소풍경 2009 일곱 - 옥림마을

오후 늦게 옥림마을에서 벼를 싣고 왔습니다.
제법 많은 양입니다.
일흔 여섯의 할아버지와 일흔 넷의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쌀집아저씨는 방아찧은 쌀을 가져다 드리고 왔습니다.
할아버지는 나락을 붓고 할머니는 왕겨를 담습니다.
힘든 일인데 쉼없이 일을 합니다.
방아를 다 찧고 집으로 갔습니다.

오르막길 길이라서 트럭을 후진했는데 짐이 무거워 혼이 났습니다.
결국 쌀겨를 내리고 쌀만 싣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늘 애마도 덕분에 땀 좀 뺐을 겁니다.
도착해서 창고에 쌀을 내렸습니다.
쌀집아저씨와 할아버지가 내리고 할머니는 트럭위에 올라 쌀을 잡아당겨줍니다.

"할머니 왕겨 담는 솜씨를 봉께 일이 상당허시구만이라."
"나가 일하는 것이 남자같다고 혔다요 허허허."
"그렇구만이라이."
"헉헉헉 아이고 힘들구마이."
"천천히 허시씨요이."
"아따 그래도 일은 허게 만들어 드래야제라이."


쌀을 모두 내리고 차를 정리합니다.
할머니는 배를 깎아서 주십니다.

"맛나구만이라."
"고생 많았구만이라이."
"힘드시죠이?"
"죽을 정을 쳤구만이라."
"긍께요이."
"자식들 줄라고 허시지라?"
"글제라 근디 자석들은 요렇게 일허는지 몰르겄제라."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의 마지막 말이 여운으로 남습니다.

2009년 정미소풍경은 죽을 경을 치고 일하는 늙으신 부모님의 모습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9/10/31 20:52 | 트랙백 | 덧글(0)

산적소굴 유정란

쌀집아저씨네 홈피 장터 보셨나요?

새로운 제품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산적소굴 유정란"입니다.

이서면 안심마을의 산적님은 인간극장을 통해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화순군 사이버농업인 모임을 하면서 알게 된 산적님이 직접 생산한 믿을 수 있는 유정란입니다. 
쌀집아저씨도 가끔 놀러가서 닭도 보고 우주식량으로 유정란을 받아서 먹고 있답니다.

 

산적소굴 유정란의 특징입니다.

일단은 항생제가 들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 최고급 퓨리나 사료와모밀집에서 육수 만들고 남은 멸치, 새송이 버섯 배지, 쌀겨, 싸래기, 한약 부산물을 김치국물(유산균)이나 EM( 유효미생물 )로 발효시킨 발효액들을 주재료로 생산된 유정란을 기본으로 했습니다. 쌀겨는 쌀집아저씨네 정미소에서 나온 녀석들이랍니다. ^^

 

가격은 30개 한 판에 택배비 포함해서 15,000원입니다.
장터에서 직접 주문하셔도 좋고, 산적소굴 홈페이지가 있으니 거기에서 주문하셔도 좋습니다. 복주머니 회원과 알콩달콩 회원도 있으니 산적소굴에서 확인하세요.

 

산적소굴 홈페이지 바로가기

 

by 쌀집아저씨 | 2009/07/15 21:03 | 트랙백 | 덧글(0)

봄방아 찧기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니 방아를 조금씩 찧기 시작합니다.
작년 가을에 수확하고 남겨 두었던 나락을 찧는 것이죠.

아침 일찍 순곡 마을로 가서 벼를 싣고 왔습니다.
할머니가 연세가 많아 막내딸이 방아를 찧으러 왔습니다.
방아를 처음 찧어본다고 하더군요.
봄방아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입니다.
쌀 80kg 10가마 정도를 찧었습니다.

방아를 거의 찧어갈 무렵 동네에서 리어카로 나락 몇 포대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방아를 찧어 놓고 순곡에 쌀을 가져다 드리고 왔습니다.

다시 돌아와 이번에는 동네 할머니 댁으로 차를 댔습니다.
길가에 있는 집인데 대문이 좁아 겨우 차가 들어가는 집입니다.
20 포대 넘게 많은 벼를 실었습니다.
방아를 찧으니 쌀 80kg  9가마 정도가 나왔습니다.
쌀을 실어다 드리고 쌀겨와 왕겨를 담았습니다.

쌀겨는 밭에 내서 고추밭 밑거름으로 쓸 생각입니다.
지난 번에 퇴비를 냈던 밭에 추가로 넣어야겠습니다.
방아를 모두 찧고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9/04/06 20:24 | 트랙백 | 덧글(0)

방아 찧고 퇴비 내고

     

4월 1일.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었습니다.
농촌도 바빠집니다.

오전에는 방아를 찧었습니다.
지실 마을로 가서 벼를 싣고 왔습니다.
비닐과 포장으로 잘 덮어 놨지만 쥐가 여지없이 뚫었더군요.
나중에 도망가는 녀석을 발길질로 잡았답니다.
이 할머니는 가을에 한 번, 이렇게 봄에 한 번 두 차례 방아를 찧습니다.
쌀을 실어다 드리고 음료수를 대접받고 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오후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년 내내 묵었던 퇴비를 밭으로 내는 일입니다.
경운기가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마대에 담아 트럭에 실었습니다.
밭에 도착해 등에 지고 밭 이곳 저곳에 내렸습니다.
다음에 로터리 작업을 하기 전에 다른 퇴비와 함께 골고루 뿌려야겠습니다.



4월의 첫 날이었는데 바람도 세고 쌀쌀했습니다.
며칠 전 객토를 한 밭이라 흙먼지도 많이 날리더군요.
부모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일을 끝내고 다시 영암 처가집으로 왔습니다.
이래 저래 바쁜 철을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9/04/01 22:1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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