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나누기 후기

어제 아침에 정나누기를 하고 왔습니다.
후원하는 두 가구 모두 쌀이 남아 있어 두 달만에 들렀습니다.
이번 정나누기에는 함께 후원하는 분과 갔습니다.

먼저 장애인 가구에 들렀습니다.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지난 번에도 많이 아팠던 무릎이 안좋아 잘 걷지 못하셨습니다.
저를 알아보실 때도 있고, 못 알아보실 때도 있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고 화순에서 왔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아들과 손자는 자고 있었서 금방 서둘러 나왔습니다.
나오려는데 할머니가 갑자기 눈물을 보이고 우셨습니다.
아픈 무릎을 잡고 천천히 문쪽으로 걸어나오시더군요.
기다렸다가 손을 잡아드리고 위로를 해드리고 나왔습니다.
몸도 불편하시고 이래 저래 마음이 편치 않으신가 봅니다.

다음으로 학생들 가구로 가서 어머니를 뵜습니다.
함께 간 후원자님과 아이들 어모니가 처음으로 인사를 했습니다.
후원자님도 저와 함께 후원을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어머니 얼굴이 좋다고 말씀 드렸더니 이번 달은 몸상태가 좋다고 하시더군요.
심장수술을 해서 매달 서울에 가서 치료를 받고 오는데 그때마다 상태가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이어서 아이들 공부하는 얘기를 했습니다.
큰 아이가 고3이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는데 그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성적이 오르고 있다고 웃으시더군요.
작은 아이는 고1이 되었는데 지난 시험에서 아주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합니다.
사는 얘기와 이런 저런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처음에 아이들 아버지를 보내고 참 막막했는데 그래도 지금은 사는 보람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아이들 보면서, 열심히 일하면서, 소박한 꿈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작은 아파트라고 하나 마련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가구를 돌아 정나누기를 마쳤습니다.
사회복지관은 토요일이라 쉬어 들르지 않았습니다.
한 가구에서는 착잡한 마음이 들었고, 다른 한 가구에서는 가슴이 따뜻해져서 나왔습니다.
부족한 것이 많은 우리 사회가 서로의 관심과 이해로 조금이라도 더 채워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8/05/05 22:17 | 농부의 삶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jaki3515.egloos.com/tb/167547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