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아저씨의 피사리 이야기

쌀집아저씨는 아침부터 정미소에서 방아를 찧었습니다.
백동과 지실 마을에서 한 가구씩 방아를 찧었습니다.
먼저 백동마을 초등학교 동창 친구네 집으로 갔습니다.
친구 아버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동창은 순창에서 우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순창 갈 일이 생기면 들러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방아를 찧어 쌀을 가져다주고 다시 지실마을로.
네 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는 지실에서 바깥 지실 가장자리에 있는 집이었습니다.
나락을 싣고 정미소에 도착해보니 우리 마을 한 어르신이 리어카로 나락을 실어다 놨습니다.
실어다 놓은 동네 방아를 찧고 댁까지 실어다 드렸습니다.
암 투병을 하신 뒤라 몸이 불편하신 분입니다.



지실 마을 방아를 찧어 가져다 줬습니다.
이것으로 방아 끝. 오전 일도 끝.
오늘 바로 찧은 쌀을 우체국 택배 포대에 담았습니다.
트럭을 몰고 우체국으로 가서 어제 주문한 두 분께 쌀을 부쳤습니다.
바로 도정한 쌀을 보내 드렸으니 더욱 맛있는 황금눈쌀일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었는데 매워서 조금 먹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매운 것도 잘 먹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매워도 힘든 것 같습니다.



점심을 먹고 두레보 논으로 피사리를 갔습니다.
모내기를 한 지 이제 한 달이 되었습니다.
이앙기로 심어 놓은 모라서 모가 심어져 있는 곳이 아닌 고랑에 난 녀석들은 일단 모는 아닙니다.
피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앵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어려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나락이 안 될 녀석들이기에 모두 뽑아 냈습니다.



피사리는 힘든 일입니다.
무르디 무른 논에 양말만 신고 들어가 몸을 뒤틀어서 뽑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많아서 뽑은 녀석들을 발자국이 난 곳에 꾹꾹 밟아 묻었습니다.
공기도 안 통하고, 햇빛도 없을테니 살아나지 못할 겁니다.
세 단지를 하는데 다섯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왔다 갔다를 두번 반복하고 새참으로 수박을 먹었습니다.
새참을 두 번 먹고 나니 피사리가 끝이 났습니다.
뭐 새참만 먹은 것은 아니겠죠. ^^



푸르름이 더해가는 모를 보니 올해 농사가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모내기 전에 퇴비를 듬뿍 넣어주었는데 그 영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7월 중순이 되면 다시 한 번 피사리를 해야겠습니다.
그러고나면 피나 앵미는 거의 잡힐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이삭이 올라올 때 피사리를 한 번 더 하면 마무리 되겠죠.
이런 계획을 세우다보니 벌써 올해 벼농사가 끝이 보이네요..

by 쌀집아저씨 | 2008/06/30 23:12 | 농부의 삶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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