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소풍경 2008 오도미마을 <2>

저녁 여섯 시가 넘으니 세상이 어두컴컴합니다.
오도미 마을로 방아를 찧어 싣고 갔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이 좁아 리어카에 쌀을 실어주고 짐칸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저만치서 할머니 한 분이 유모차를 밀며 약간 오르막길을 힘겹게 걸어오셨습니다.

"누구다요?"
"정미소집 아들인디요이"
"잘 몰것는디 한나도 안 타겠구만"
"아따 할머니 잘 보시씨요이"
"어디... 인자 봉께 좀 타건것 같기도헝만"

"우리 사우도 방아 찧어야된디"
"동물병원 말입니까?"
"잘 앙만"
"지난 번에 보니 논에 피가 많아 뽑으라고 했는디요"
"바쁭께 긍가꾸만"

"연세가 어찌 되셨당가요?"
"여든허고 여섯이제"
"아따 할머니 총허시구만이라"
"헤헤헤"

"할머니가 올해 연세가 어찌됐당가?"
"할머니 돌아가신지가 몇 년 되얐든디요"
"나두 안디 연세가 궁금해가꼬"
"올해 살아 계시믄 아흔 아홉이구만요"
"글쿠만 할머니 참 좋았는디..."
"나 인자 가볼라네"
"예 건강허시씨요"

2008년 두번째 정미소 풍경은 이웃 할머니를 통해 본 돌아가신 할머니의 모습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8/10/11 23:19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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