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3일
정미소풍경 2008 옥림마을 <3>
오후에 구수마을 방아를 찧어 가는데 옥림 사는 어르신이 차를 잡습니다.
"왜 그러신당가요?"
"나도 방아 좀 찧어야 쓰것네"
"전화가 안됭만"
"어 전화 안왔는디 어르신이 잘못 눌렀능갑습니다"
어르신이 사는 옥림마을은 구수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립니다.
"타세요 쌀 푸고 함께 가시게요"
"글먼 그럴까"
구수 마을에 도착해서 왕겨를 내리고 쌀겨를 내리고 쌀을 내렸습니다.
집안 창고방에 쌀을 차곡차곡 쌓아드렸습니다.
함께 오신 옥림 어르신이 기어이 일을 하고 계십니다.
"아따 어르신 그냥 쉬시씨요"
"글먼 안되제"
"그럼 싸목싸목 허시랑께요"
"알았네이"
대답은 그리 하셨지만 결국 쌀집아저씨와 번갈아 하나씩 내렸답니다.
할머니가 전해주신 포도즙을 마시고 옥림마을로 출발.
어르신이 창고 안으로 들어가 콤바인 포대를 하나씩 전해주고 쌀집아저씨는 밖에서 받아 바로 차에 싣습니다.
50개 정도 되는 상당한 양입니다.
절반 나마 하다가 잠깐 쉬었습니다.
"어르신 힘드시죠?"
"쪼까 그렁만"
"올해 연세가 어찌 되셨당가요?"
"여든하고 넷이시"
"작년에 어르신이 전한테 아직은 짱짱허시 그려셨는디요"
"허허허 아따 근디 작년하고 오래하고 아주 다르시"
"그러시구만이라 그럼 인자 농사 그만 해야쓰것구만요"
"글먼 못쓰제 사람이 힘이 있는 한 일을 혀야 쓰는 것이제"
그렇게 나락을 싣고 정미소로 와서 방아를 찧어 다시 가져다 드렸습니다.
"어르신 내년에는 다시 짱짱해지셔야제라"
"맘대로 될랑가 몰르것네"
"그먼 안된디요"
"내년 일은 내년 되봐야 알겄구만"
"건강허세요이"
2008년 정미소풍경 세번째 얘기는 1년 사이에 많이 늙으신 어르신과 우리 농촌의 모습입니다.
# by | 2008/10/13 21:3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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