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7일
정미소풍경 2008 샘골마을 <5>
오전 아홉시가 넘어 샘골마을로 들어갔습니다.
가운데 골목길을 구불구불 들어가 가장 윗 집입니다.
애마를 후진으로 해서 토방에 놓여 있는 나락을 실었습니다.
"건강하신게라?"
"벨라 건강허지가 못허시"
"어디가 안 좋으시간디요?"
"허리가 아퍼 수술을 했는디 계속 아파부네"
"척추 수술을 하셨당가요?"
"그려 1년이나 지났는디 이 모냥잉만"
"긍께요이 고 수술이 어려운 모양이더만요"
"인자 그러믄 농사를 그만 지셔야 쓰것는디요"
"그래도 살살 해봐야제 어찌 그러것는가"
"몸도 이렇게 불편하신디 무리허면 더 아파붑니다"
옆에 계시던 할머니가 거듭니다.
"할아버지가 말을 안 들응께 문제제"
"아따 할아버지 할머니나 자식들 말을 잘 들어야제라"
"좀 더 머라고 해부소 정신 채리게"
"시골 부모님 아퍼불먼 자식들은 어떻게 하지도 못허고 속상해붑니다"
"......."
할아버지는 조용히 듣기만 하고 웃고 계셨습니다.
방아를 찧어 다시 집으로 돌아와 왕겨와 쌀겨를 내리고 쌀을 내렸습니다.
"미안시러운디 쌀을 좀 창고에 쟁여주소"
"예 덜 바쁭께 그리 해드리겄습니다"
"고맙네이"
할아버지는 쌀집아저씨가 쌀을 내리는 내내 마루에 누워 계셨습니다.
방아를 찧으면서 왕겨를 담느라 무리를 하신 모양입니다.
나르는 쌀의 무게보다 누워있는 할아버지가 더욱 무거워 보였습니다.
2008년 정미소풍경 다섯 번째 이야기는 아픈 몸과 일이 하나가 되어버린 우리 부모님의 모습입니다.
# by | 2008/10/17 22:19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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