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1일
정미소풍경 2008 찰동마을 <7>
내일부터 비가 이틀 동안 내린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오후 들어 구름이 많아지고 바람도 일기 시작했습니다.
다섯 시가 지나면서 전화가 빗발칩니다.
들에다 나락을 널었는디 좀 싣고가시요이.
다섯 군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두 시간 동안 정말 땀 뻘뻘 흘리며 나락을 실어 날랐습니다.
덕분에 정미소 여기 저기에 나락이 쌓였습니다.
정미소에 가져다 놓은 나락을 찧어야 다시 실어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덕마을을 거쳐 찰동 마을을 들렀습니다.
두 집 모두 많지 않은 양이어서 한꺼번에 싣고갈 생각입니다.
마을 입구에 40 중반을 보이는 젊은 분이 서 계십니다.
"늦었구만이라 용생리 정미소에서 왔구만요"
"여깁니다 고생이 많으시구만요"
열심히 나락을 싣고 있으니 어머니가 나오셨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낯이 익숙한 분이셨습니다.
"아니 기차화통 할매구만요"
"허허허 또 봉만이라"
"일년에 한 번씩은 봐야지라"
"허허허"
"아들이 안 가고 있네요이"
"그렁께 소자란 말이요"
"아니 왜 아적까정 안가고 있다요?"
"어머니 대신 나와 있었구만요 하나라도 실어드려야제라"
"말씀도 고맙구만이라"
이 아들은 오후 늦게 나락을 담아 전화를 했습니다.
제가 받아 늦더라도 싣고 오겠다고 했더니 기다렸습니다.
전화를 하고 거의 두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도, 나락을 실으러 오는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도 참 고마웠습니다.
2008년 정미소풍경 일곱 번째 이야기는 늙으신 어머니를 대신해 어둠 속에서 나락을 지키는 아들의 모습입니다.
# by | 2008/10/21 22:5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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