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소풍경 2008 마산마을 <8>

마산마을에서 점심 먹고 바로 나락을 실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이 바빠 못가고 저녁 6시가 되어 마산마을에 들어갔습니다.

"어두와져붕께 못 온갑다허고 비니루로 다 덮어부렀는디"
"죄송허구만이라 많이 바빠부렀구만요"
"많이 기다리시먼 밥맛이 더 좋답니다"
"허허 허기사 그도 그럴듯 허구만"

할머니는 부지런히 방아 찧으러 가실 준비를 하셨습니다.
쌀집아저씨는 40개 정도 되는 나락을 애마에 실었습니다.

"건강허신게라?"
"내가 많이 아퍼부요"
"아니 어디가 아퍼붑니까?"
"무담시 배앓이를 해가꼬는"
"병원에 가보셨당가요?"
"가봤는디 큰 병원서도 이유를 잘 모릅디다"
"그래요이 빨리 나으셔야 헐텐디.."

"그먼 나락은 어떻게 담았답니까?"
"메칠 전부터 조금 나아서 아적부터 보지란히 담았구만이라"
"자식들이 걱정 많이 했겄는디요"
"이놈 저놈 모도 쫓아오고 난리가 나부렀제"
"그래도 조금 나으셨당게 좋구만이라"

"큰 딸이 지 집으로 오라고 긍만이라"
"몸이 불편헝께 그리 허시면 좋겄구만요"
"아적 가실이 안 끝나서 못 가고 있제라"
"빨리 일 끝내고 딸집에 가서 쉬세요"

방아를 찧어 집에 가져다 드리고 나오니 밤 여덟시가 넘었습니다.
연신 고맙다는 말씀과  배즙을 주셨습니다.

2008년 정미소풍경 여덟 번째 이야기는 가을일 끝내고 자식집으로 쉬러가는 부모님의 모습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8/10/24 22:5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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