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소풍경 2008 마산마을 <12>

"아따 오빠 좀 쉬어가문서 허시랑께요"
"아니 기냥 헐만헝만"
"예 어르신 천천히 허십쇼이"
"괜찮허시"
"참 보기 좋구만요"
"허허허"

마산 마을 방아를 찧어 가져다 드렸습니다.
왕겨와 쌀겨를 내리고 쌀을 함께 내렸습니다.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열심히 도왔습니다.

한 시간 전에 마을에서 제일 위에 있는 집으로 갔습니다.
나락을 싣기위해 토방에 애마를 바짝 댔습니다.
할머니만 계시는 집인데 낯선 할아버지가 맞아주셨습니다.
나락 몇 포대를 싣다가 물었습니다.

"누구시당가요?"
"허허허'
"우리 오빠다요"
"워메 그먼 오빠가 동생 돌와줄라고 오셨구만이라"
"허허허"
"어디 사신게라?"
"저기 건너편 마을에 산다요"
"아니 그럼 동생 못잊어 멀리도 못 갔구만요"
"허허허"

나락을 싣고 방아를 찧고...
내내 남매는 함께 일을 했습니다.
이제는 머리도 희어지고 힘도 부치지만 항상 그렇게 지켜보나 봅니다.

2008년 정미소풍경 열두 번째 이야기는 서로를 지켜보는 여든 남매의 모습입니다.

by 쌀집아저씨 | 2008/11/04 20:45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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