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1일
정미소풍경 2009 일곱 - 옥림마을
오후 늦게 옥림마을에서 벼를 싣고 왔습니다.
제법 많은 양입니다.
일흔 여섯의 할아버지와 일흔 넷의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쌀집아저씨는 방아찧은 쌀을 가져다 드리고 왔습니다.
할아버지는 나락을 붓고 할머니는 왕겨를 담습니다.
힘든 일인데 쉼없이 일을 합니다.
방아를 다 찧고 집으로 갔습니다.
오르막길 길이라서 트럭을 후진했는데 짐이 무거워 혼이 났습니다.
결국 쌀겨를 내리고 쌀만 싣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늘 애마도 덕분에 땀 좀 뺐을 겁니다.
도착해서 창고에 쌀을 내렸습니다.
쌀집아저씨와 할아버지가 내리고 할머니는 트럭위에 올라 쌀을 잡아당겨줍니다.
"할머니 왕겨 담는 솜씨를 봉께 일이 상당허시구만이라."
"나가 일하는 것이 남자같다고 혔다요 허허허."
"그렇구만이라이."
"헉헉헉 아이고 힘들구마이."
"천천히 허시씨요이."
"아따 그래도 일은 허게 만들어 드래야제라이."
쌀을 모두 내리고 차를 정리합니다.
할머니는 배를 깎아서 주십니다.
"맛나구만이라."
"고생 많았구만이라이."
"힘드시죠이?"
"죽을 정을 쳤구만이라."
"긍께요이."
"자식들 줄라고 허시지라?"
"글제라 근디 자석들은 요렇게 일허는지 몰르겄제라."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의 마지막 말이 여운으로 남습니다.
2009년 정미소풍경은 죽을 경을 치고 일하는 늙으신 부모님의 모습입니다.
# by | 2009/10/31 20:5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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